
요즘 유저 행동을 분석하다 보면, 유저의 말과 행동이 꽤 자주 다르다는 걸 다시 느끼게 돼요. 인터뷰에서는 필요하다고 했던 기능이 실제로는 거의 쓰이지 않기도 하고, 자주 쓴다고 말한 기능이 로그에는 잘 남아 있지 않기도 해요.
사실 이런 불일치 자체가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죠. 사람은 원래 말보다 행동에서 더 현실적으로 움직이니까요. 좋은 사용자처럼 보이고 싶어서 그렇게 말했을 수도 있고, 실제보다 더 자주 쓴 것처럼 기억했을 수도 있고, 불편했는데도 괜찮았다고 스스로 정리했을 수도 있어요. 또 지금의 의욕으로 미래의 사용 빈도를 조금 낙관적으로 예상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이런 차이를 단순히 유저 심리의 문제로만 보지는 않으려고 해요. 유저의 말이 맞는지 틀린지를 가리는 데서 멈추기보다, 우리 서비스가 어떤 행동은 쉽게 만들고 어떤 행동은 어렵게 만들고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그 사이에 어떤 마찰이 있었는지를 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느껴요. 왜 그렇게 말했는지, 그런데 왜 행동은 달랐는지를 함께 보면서 그 사이의 원인을 더 들여다보려고 노력합니다. 결국 PM이 봐야 하는 건 말과 행동 사이의 간극을 푸는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유저의 말과 행동이 어긋날 때, 떠올리는 기준들
그래서 요즘은 유저의 말과 행동 사이의 간극을 볼 때, 제가 자주 떠올리는 기준들을 이번 기회에 정리해보려고 해요.
첫 번째는, 사람은 조금만 번거로워도 쉽게 포기한다는 점이에요. 필요하다고 말한 기능도 시작 과정이 길고 피곤하면 쉽게 포기합니다. 의지가 없는 게 아니라 그냥 덜 귀찮은 선택이 이기는 거죠.
두 번째는, 사람은 생각보다 복잡한 선택을 오래 견디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알림이 중요하다고 해도, 어떤 알림인지 헷갈리고 매번 해석해야 하고 눌렀을 때 어디로 가는지 불분명하면 결국 꺼버리게 됩니다. 정보가 아니라 작은 업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세 번째는, 사람은 한 번 정해진 설정을 잘 바꾸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사람은 생각보다 설정을 잘 바꾸지 않아요. 특히 아직 가치를 충분히 느끼기 전 단계에서 한 번 거절한 설정은 그대로 굳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왜 안 켰지?”보다 “언제, 어떤 맥락에서 켜달라고 했지?”를 보는 게 더 중요해요.
네 번째는, 나중에 얻는 보상보다 지금 느끼는 귀찮음을 더 크게 느낀다는 점이에요. 유저가 “매일 쓸 것 같다”고 말해도 실제로는 초반 세팅이 너무 길면 금방 이탈합니다. 미래의 효용보다 지금의 피로가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죠.
결국 PM은 유저가 무엇을 원한다고 말했는지만 볼 게 아니라, 그 행동이 실제로 일어나기 쉬운 구조인지도 함께 봐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유저의 말을 바로 요구사항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PM이 유저의 말을 바로 기능 요청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먼저 그 말이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한 것인지를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알림이 필요해요”라는 말은 정말 알림 기능이 더 필요하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어떤 순간에 중요한 정보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의미에 더 가까울 수도 있어요. “검색이 편해요”라는 말도 마찬가지예요. 검색 기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라기보다, 반복적으로 찾는 대상을 더 빠르게 꺼내고 싶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요.
이 유저는 왜 이게 필요하다고 말했을까. 그런데 왜 실제로는 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정말 니즈가 약한 걸까, 아니면 중간 과정이 번거로웠던 걸까. 아직 이 행동이 왜 필요한지 충분히 와닿지 않았던 걸까, 하기에 망설여지는 이유가 있었던 걸까.
이 질문을 거치지 않으면 우리는 쉽게 “원한다고 했으니 만든다”는 방식으로 흘러가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실제로는 기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행동이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인 경우가 더 많았어요.
기능을 더 넣는 일보다, 행동이 일어나는 조건을 보는 일
그래서 저는 요즘 유저의 말을 어떻게 해석할지보다 그 말이 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는지를 더 오래 보게 돼요. 유저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도 실제로는 하지 않았다면, 그걸 단순히 니즈가 없다고 보기보다 중간에 어떤 마찰이 있었는지, 우리가 너무 이르게 요청한 건 아닌지, 행동하기에 번거롭거나 망설여지는 지점이 있었던 건 아닌지를 함께 보게 되고요.
실무를 하면서 비슷한 순간들이 많아요. 유저의 한마디를 바로 요구사항처럼 받아들이기보다, 그 말을 하나의 단서로 두고 실제 행동 로그와 같이 보면서 원인을 더 천천히 해석하게 되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느끼는 건, 문제는 생각보다 기능이 없는 데 있지 않고 행동이 쉽게 이어지지 않는 구조에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요즘은 기능을 더 넣을까보다, 이 행동이 왜 아직 자연스럽게 일어나지 않는지를 먼저 보게 됩니다. 아마 지금 제가 더 오래 붙들고 있는 질문도 결국 그쪽에 가까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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